수필

동지

나의 오우아 2022. 4. 30. 14:18
728x90

2020 12 21일이 동지다평소 원래는 22일인데 올해는 21일인 오늘이라고 한다

일명 ‘새끼 동지 동지 부른다이날은 팥죽을 끓여 먹는 날이다찹쌀로 만든 ‘새알심 먹어야    먹는 작은 설날이라고도 한다

내가 어릴 때는 팥죽을  그릇을 먹으면   먹는다고 ‘내가  나이가 많니네가  많니’ 하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붉은색의 팥죽이 마귀를 쫓는다고 하여 먹던 풍습이다

 동지 때에는 아이들에게 나쁘다고 하여 팥죽 대신 시루떡을 먹는다고들 했지만나는 어릴  그랬던 기억이 없다애초에 우리 집에  동지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집집마다 친구네 놀러 가면 팥죽이 있던 시절이 있었는데요즘은 거의 쑤어 먹지도 않는다

동지랑 관련된 믿음은 요즘처럼 맛난 음식들이 즐비한 시절에는 ‘미신 뿐이겠지만 … 그리고코로나 때문에 시끄러운 세상에 팥죽까지 쑤어 먹을 정신이나 있겠냐 마는 ….
코로나 때문에 연말이지만 가족 모임도친지 모임도  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지금우린  다른 세상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솔직히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간간이 책을 읽고 유튜브를 보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밖에는 … 우린 이제 ‘누굴 위해서누굴 위해 일하고 공부한다.’라는 명제마저 사라져 가는 시대에 살아가야 할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두렵기까지 하다. ‘그냥 돈이나 굴려서 부동산이나 또는 주식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무서워지기도 한다답이 보이지 않는다아니 요즘 같은 세상엔 아예 답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우린 엄연히 현실 안에서 존재하고그래야 하는 까닭은 너무나도 분명하다조금  인내하고배려하며천천히 가는 법을 배우자. ‘빨리빨리라는 한국의 문화도 바꿔보자. ‘우린 너무도 빨리 달려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동짓날 팥죽을 쑤어가며새알심을 먹어가며팥죽의 의미 또한  번쯤 들어보는 그런 시간을 가지며 천천히 천천히 하는 바람을 품어본다

오늘 동짓날 밤은 유난히 서글퍼지는 날이지만비록 팥죽은  먹었어도 재앙이 물러나 주길 바라는 맘으로 하늘 한번 쳐다본다.

728x90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자(父子)  (0) 2022.07.23
방망이 깍는 노인  (0) 2022.07.18
인생은 아다지오 처럼  (0) 2022.07.14
곡우 (穀雨)  (0) 2022.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