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작시

소주 한 병

나의 오우아 2022. 5. 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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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한 병

 

소주가 생각나거나 그리울 때

그것도 바람이 불지 않고 쉼 없이

쏟아져 오는 그런 비가 오면 길 모퉁이 선술집에 가서

 

“아지매 소주 한 꼬푸 주보소” 외치면

“아따 해도 다 지지도 않은디 버얼써”

“그게 뭐가 대숩니까? 이렇게 비가 오는데”

 

김치 한 종지에 젓가락과 소주와 잔이 나오면

한잔 부어 “캬아” 하고 김치를 손으로 집어 먹으면

무엇이 세상 부러우랴 친구가 있던 없던

이렇게 비와 소주와 김치 내주는 아지매가 있는데

 

소주 한잔 친구의 그리움 한잔

소주 두잔 그리운 옛사랑 두잔

소주 석잔 김치 내주는 아지매 석잔

소주 넉잔 비오는 양철 지붕 소리 넉잔

그리고, 소주 다섯잔은

누가 먹다 남은 고갈비로 다섯잔

마지막 한잔은

아무도 오지 않은 외로움과 한잔…

 

나머지 다 채우지 못한 반 잔은..

그렇게 그렇게…

내 맘과 함께 두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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