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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화 상(自 畵 像)
가을 잎이 떨어 지니 삶의 낙이 떨어진 건가 갑자기,
못생긴 얼굴이라 쳐다보지도 않은 거울 앞에 서서
가만히 들여다 보니 전보다 더 못생겨 돌아서 가 버립니다.
돌아서 가 버린 그 남자가 가여워 다시 앞에선 거울.
굴곡이 아니 계곡으로 변해 버린 거울 속 주름진 얼굴.
화가나 다시 돌아서 가려다 문득 낯선 그 얼굴의 기억이
가물 해져 조용히 들여다 본 얼굴 속 남자는
자식의 얼굴과 부모님의 얼굴과 아내의 얼굴까지 겹쳐
자신의 얼굴을 잊은 채 살아와 버린 그 세월이 미워
그렇게 그 거울을 뒤집어 놓고 나와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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